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쓴 책이다.

2020년 3월5일에 출간되었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실력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피아니스트인것 같다.

책날개에 써있는 약력을 보면.

12세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콩피에뉴 음악원을 5개월 만에 수석으로 조기 졸업했다. 이후 파리 루앙 국립음악원에 진학해 3년 후 만 15세에 조기 졸업했다. 그 다음해 드뷔시와 라벨이 다녔던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해, 이 역시 3년만에 최연소로 조기 졸업했다. 24세 때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해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베토벤을 존경해 그가 쓴 편지 3천 페이지와 각종 연구 서적을 섭렵했고, 스스로를 '베토벤 스토커'라 자칭하며 사람들에게 베토벤의 매력, 더 나아가 클래식의 매력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에 대한 내용이 큰 베이스를 차지하고 있고, 그 위에서 임현정 자신만의 관점이나 해석, 철학, 인생관을 엿볼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연주자가 연주한 음악은 어떨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사람이 연주한 피아노 소나타를 듣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도 있었지만, 왠지 책을 다 읽고나서 들어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들어서 참았다.

지금 나의 하루 일과 중에는 임현정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 하나를 듣는것이 포함되어있다.

책의 끝 부분에 피아노 소나타가 언급된 페이지를 적어둔 부록이 있어서, 듣기전에 그 페이지만 슬쩍 다시 한번 읽어보면 음악을 들을때 좀 더 몰입할 수 있어서 좋다.

베형이 어떤 상황일때 이 소나타를 작곡했는지, 누구에게 헌정했는지 이런 스토리를 알고 들으면 음악이 나에게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 같다.

템포에 대한 임현정의 생각이 인상깊었다.

이전에는 그냥 빠르게 치는걸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인가..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는데, 책을 읽고나서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몬테베르디가 처음 언급했다는 템포 델라마노와 템포 델라미노에 대한 설명도 멋지다.

올해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라 베토벤에 관련된 책이나 음반들이 많이 발매될 것 같은데

베형과 친해질수 있는 좋은 기회인것 같아 기대된다.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아름다움과 마음의 빛을 전하겠다는 사명감만 갖고 있으면 된다.
주위에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행복을 나누면 모든 사람이 다 예술인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영성이 ‘종교, 국경, 문호, 인종, 전통을 뛰어넘어 우리는 모두 동등하고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므로, 우리 모두는 하나다.’라는 것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겸허함이 자긍심과 만나면 아름다운 당당함이 된다.
진정한 겸허함은 자신이 모든 생명체들과 상호 의존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모두의 덕분이라 여길 줄 아는 것이다.
겸손과 겸허는 결코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겸손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자신이 이룬 것에 대해서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끼되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모두의 덕분이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반면 교만함은 어떤 성취를 자신이 잘난 덕분에 이룬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상관하지 않는 태도다.
자기 존중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조건 없이 사랑하여, 그 마음을 타인에게까지 나누어주는 것이다.
자기존중으로 마음속에 사랑이 흘러넘치면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남과 나누게 된다.
표현이 먼저다. 진실되게 열광하고 곡에 빠져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 ‘열광’이 속도가 된다. 음악은 템포에 의해서 시작되지 않는다. 음악은 템포 속에 갇혀 있지 않다. 오히려 반대로 음악에서 흘러나오는 ‘표현’이 템포를 창조하는 것이다. 아다지오나 아니마토 등의 표시도 마음가짐의 영역이지 속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에서 말하는 템포는 속도가 아닌 ‘시간’을 뜻한다.
이탈리아어로 시간은 템포(tempo), 영어로는 타임(time), 프랑스어로는 떵(temps)인데, 굳이 여러 나라 언어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 모든 단어들이 라틴어 ‘템푸스(tempus)’에서 유래된 것임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여기서 ‘템(tem)’은 무언가를 자른다는 뜻으로, 즉 템푸스는 ‘시간을 자른다.’, ‘시간을 나눈다.’라는 뜻이라고 보면 되겠다.
절을 영어로 ‘템플(temple)’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자른다는 뜻의 ‘템’에서 유래되었다.
속세에서 떨어져 있다는 뜻에서 템플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다.
템포 델라마노와 템포 델라니마
템포 델라마노는 예를 들어 우리가 한 곡을 연주하려 할 때 먼저 박자를 정해놓고 그 안에 음악을 잡아 끼워 넣는 것을 말한다.

반면 템포 델라니마는 음악이 우리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또 그 곡 안에서 분출되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지를 먼저 느낀 후 연주했을 때 우러나오는 감정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템포를 말한다.
당연히 청자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템포는 템포 델라니마다.
템포 델라마노 안에 존재하는 음악은 완벽하게 관리되는 규칙적인 시간에 따라야 한다.
연주자가 여기에만 얽매인다면 결국 음악은 템포의 인질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 엄격한 시간의 통제를 극한까지 밀고 나가 시간을 초월할 때 템포 델라니마가 되어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템포 델라니마의 경지는 뿌리가 없는 불안정한 자유가 아닌 숙련을 거쳐 완벽한 기량을 갖춘 단단한, 그래서 더더욱 자유로운 경지다.

 

어떤 도구든지 우리가 그것을 이롭게 사용하면 좋은 도구가 되고 해롭게 사용하면 나쁜 도구가 된다. 도구의 본질 그 자체는 좋고 나쁜 것과 관련이 없다.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
행복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외부적인 요인과는 아무 상관없이 자신의 본질 그 자체가 숭고하고 완벽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이 곧 과거이자 미래다.
미래라고 해봤자 현재의 연속일 뿐이니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현재에 가장 충실할 때 최선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에 감사하기 시작하는 순간 니르바라, 다른 말로 천국의 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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